본문 바로가기

통증 일기/섬유근육통

부작용 이제 그만 (섬유근육통 일기 22)

728x90
반응형
부작용 이제 그만...!

 

22년 2월 8일 화요일.
오늘도 또 시작이다.
새벽부터 시작된 높은 통증은 척추 마디마디가 전부 분절되어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이런 느낌으로 아플 때가 사실 제일 무섭고 힘들다.
침대에서 못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음악만 틀어놓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억지로 잠이라도 자보려고 노력하며 홀로 시간을 보냈다.
참고 참다가 오후엔 결국 펜타닐 패치를 부착하였다.
저녁이 되니 어지러움증까지 심해지고 난리 났다.


엄마께서는 요즘 식단 한다고 밥을 갑자기 끊어서 그런 거라며 지진 김치에 김 싸서 밥 좀 먹으라며 상을 차려주셨다.
근데 갑자기 너무 슬퍼져서 나도 모르게 엄마에게 "엄마 나 또 이상해. 나 또 정신 이상해 진거 아니야?" 하며 펑펑 울었다.
"나 일하고 싶어. 회사 다니고 싶은데 알바라도 하고 싶은데 병원 스케줄 때문에 연락 와도 죄송합니다. 하고 있어."라며 몰아치는 서러움을 주체 할 수 없었다.
티비보고 계시던 아빠도 놀라서 식탁으로 오시고 엄마랑 두 분이서 '괜찮다고. 운동하고 건강 챙기면서 봄 되고 하면 일 슬슬 시작하면 된다고. 그런 걱정하지 마'라며 위로해주셨다.
그러면서 엄마는 나를 유치원생 밥먹이듯 김에 밥이랑 김치 올려서 한입씩 먹여주고 계셨다.
순간 너무 황당하고 웃겼다. 31살이 아니라 3살이 된 기분.
엄마가 기분 전환되잖아~ 하며 끝까지 밥을 먹여주셨다.ㅎㅎ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정말 가족이 최고다. 가족밖에 없어.
헛튼 생각 안 하고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다시 다짐하게 되는 하루였다.


2022년 2월 11일 금요일.
오늘은 너무 무서운 경험을 겪은 날이다.
어제 목에 주사를 맞아서 나만의 요양의 날로 지정한 날이다.
종일 밖에 안 나가고 집에서 쉬는 날인 것이다ㅎㅎ
그래서 종일 누워 드라마도 보고 편히 쉬고 있었다.


그런데 오후 5시 조금 넘은 시간,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훅 들었다. 극도의 불안함이 엄습하고 나 곧 쓰러져서 죽는 건가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기 시작하였다.


그때 나는 집에 혼자 있었고 그 와중에 생각나는 친구들이 있어서 친구 한 명에게 덜덜 떨며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친구는 금방 전화를 받았고 친구 목소리를 듣는 순간 더욱더 큰 두려움, 무서움, 불안함이 엄습하여 정말 정신 나간 것처럼 울면서 소리치고 너무 무섭다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미안하다고 근데 나 죽을 것 같아서 너무 무섭다고 숨넘어가는 듯이 외쳤다. 정말 숨이 턱턱 막히면서 손가락부터 팔까지 마비되는 느낌까지 왔을 때는 전화로 친구에게 무섭다고 반복하며 얘기한 것 같다.
놀란 친구는 당장 가겠다며 전화 끊지 말고 심호흡하면서 진정해보라고 안정되도록 도와주었다.
그렇게 죽을 것 같은 몇 시간 같은 몇 분이 지나고 숨 쉬기가 편해진 것을 느끼면서 천천히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오지 말라고 나 이제 괜찮아졌다고 정말 오지 말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사실 진짜로 괜찮아진 줄 알았다. 그런데 전화를 끊자마자 또다시 터진 울음과 초조함에 다시 친구에게 전화해 나와 함께 있어 달라고 했다.
그 와중에 샤워는 해야겠다고... 씻으면서 정신 차려보겠다며.. 샤워를 하고 택시 타고 친구를 보러 나갔다.
남자 친구 집과 친구 집은 걸어서 올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아직 퇴근하지 않은 남자 친구 집에서 만나 함께 있기로 하였다. 친구는 날 보자마자 얼굴이 너무 창백하고 다크서클이 한참 내려왔다고 놀라 하였다.


친구와 오빠 집에 들어가서 쉬는데 친구가 함께 있으니 마음은 편안한데 아직도 사라지지않는 초조함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돌돌이로 집 청소를 하며 돌아다녔다.
친구가 제발 가만히 누워있으라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며 말렸다.
그렇게 둘이 누워서 대화를 나누며 안정을 찾고 정신이 돌아왔다.
퇴근하고 돌아온 오빠와 셋이 밥을 먹고 후식까지 먹으며 다시 태어난 느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정말 친구가 없었다면 5시에 나는 끝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마웠다.
물론 이번뿐만 아니라 내 사람들은 다 항상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다.
나는 친구 관계가 넓지 않지만 정말 깊은 친구들만 있다.
그 당시 내가 느낀 내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때 생각나는, 연락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다시는 오늘 같은 증상이 없었으면 좋겠다.
요즘 몸도 마음도 왜 이렇게 지쳐있는지 모르겠다.
다시 힘내서 잘 살아가 보자!!!

2021년 3월 14일 월요일.
세상에 내가 코로나라니...!?
지난주 수요일 가족 감염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혹시나 해서 병원에 가서 PCR 검사를 시행하였다. 결과는 당연히 음성이었다.
그래서 그냥 천식으로 인한 가래와 기침이라고 생각하고 약을 타 먹었다.
그 뒤로도 목이 자꾸 안 좋아져서 거의 매일 자가 키트를 한 번씩 했으나 항상 한 줄 음성이었다.
그러나 갈수록 목소리가 안 나와서 이비인후과에서 감기약도 타 먹으며 낫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도 어제는 아예 목소리가 잠겨버려서 또 혹시나 싶어 목구멍, 콧구멍 두 곳을 다 검사했으나 둘 다 음성이었다.
당장 수요일에 아주대 외래 날인데 목소리가 계속 안 나오는 게 마음에 걸렸다.
이러다 진료 못 보면 어쩌나 약 없으면 못 사는데 어떡하나 걱정이 계속되었다.
음성이지만 코로나 의심으로 인해 못 들어갈 것이 걱정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과 내일 자가 키트 후에 병원 가서 마지막 항원검사 결과를 가져가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그냥 또 음성이겠지 하며 자가 키트를 했는데 어머나 이게 웬걸 2줄? 2줄!? 정말 보자마자 너무 놀래서 머리가 하얘졌다.

 

 

바로 근처 병원에 전화해서 항원검사가 가능하냐 물었고 가능하다기에 달려갔다.

알고 보니 오늘부터 법이 바뀌어서 별도의 PCR 검사 없이 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뜨면 바로 확진이라더라.

혹시나 하며 15분 대기를 하고 진료실에 들어가니 양성이라고 하셨다.

 

와 그 기분 정말 아찔했다. 주말에 만났던 친구들과 남자 친구, 가족들 등등 만난 모두가 다 걱정이 너무 되었다.

우선 진료 후 처방전을 받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았다.

분명 지난주까지만 해도 가족이 대리 처방해줬는데 확진자들이 직접 약국에 가다니... 안전지대가 없다ㅠ

이렇게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는 걸까...

빨리 마스크 벗고 다니고 싶다! 이제 난 코로나 양성자이기 때문에 일요일 밤 12시까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부디 다른 사람들에게 안 옮겼길 바란다.ㅠㅠ

오늘 나의 증상은 목 아픔, 목소리 안 나옴, 기침, 코막힘, 근육통 레벨업이다.

 

22 4 25일 월요일.

어제 오랜만에 친구들과 노래타운 가서 노래도 부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신나게 놀았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나 보다. 왼팔이 안 들어진다.

허리 통증도 심해져서 다리도 저리고...

PT 수업을 겨우겨우 끝내고 유산소를 하는데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 20분만 하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동안 신경주사 맞던 신경외과에 갔는데 허리는 이제 선택권이 두 가지뿐이라고 하셨다.

첫 번째는 다시 한번 도수치료를 몇 달 동안 꾸준히 계속 받기.

그렇지만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고 하셨다.

두 번째는 허리 재시술이다.

하지만 시술을 받은 지 이제 2년 정도밖에 안됐는데 재발했고 또 시술을 해도 재발할 수 있다고 하셨다.

두 가지 선택지 모두 답이 없는 것 같다...

치료비와 앞으로의 미래 모두 생각해야 하는데 정말 모르겠다.

그래서 우선 가족들과 상의해 보기로 하고 당장 급한 왼팔 충격파 치료와 허리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갈수록 통증이 번지고 심해진다.

돌발통이 온 것 같다. 우선 버티기 위해 취침 전에만 한 알 먹던 마이폴 캡슐을 먹어보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심해지고 약을 한 알 더 먹고 버티려 해도 11시가 넘어가면서 이젠 안 되겠다 싶어 결국 응급실로 향했다.

돌발통이 심할 때 이 응급실에서 펜타닐 수액을 맞아왔는데 더 이상 놔줄 수 없다고 외래로 가라고 하였다.

펜타닐 중독... 뭐 이런 일들 때문에 안된다는 게 이해는 되지만 당장 아파 죽겠는데 내일 외래까지 어떻게 버티냐 이거다...

일반 진통제는 듣지도 않는데 주사를 못 놔준다 하니 큰일이다 싶었다. 그래서 근처 다른 병원 응급실에 전화했더니 거기서도 외래에서는 맞았어도 응급실에서는 못 놔준다고 하였다.

 

아니... 근데 이해가 가면서도 안 가는 게 나에게는 이런 높은 통증이 응급상황이고 정말 너무 아파 죽겠는데 응급이 아니라고 진통제가 치료제가 아니라고 치료를 못 받는 게 억울하다.

섬유근육통 치료제가 어디 있는데요...? 없으니까 진통제로 다스리는 거고 외상은 없지만 몸속이 응급인데... 서러워 죽겠다!!!

결국은 그냥 집으로 돌아와서 약을 다 욱여넣고 빨리 잠들기만을 바랬다.

 

22 4 26일 화요일.

아침이 되었어도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

나 진짜 큰일 났다 싶어 어제 못 간 응급실 외래로 진료를 보러 갔다.

아파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대기를 오래 해야 할까 봐 일찍이 출발하였다. 다행히 진료실에 금방 들어갔다.

그런데 외래 선생님께서 본인은 정맥주사를 처방해줄 수 있는 권한이 없어서 펜타닐 수액을 줄 수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꼭 펜타닐이 아니어도된다고 펜타닐에 준하는 강한 진통제를 달라고 했는데 수액 자체를 처방할 수 없다고 하셨다.

아니 어제 응급실에서는 외래 가서 맞으라고 하였는데요?라고 물었더니 응급실에선 모르는 것 같다고 그리고 외래를 안 온 지 오래됐으니 진료를 보라고 얘기하신 것 같다라고 하셨다.

 

나는 그럼 지금 치료도 받을 수 있는 게 없고 아픈 몸을 이끌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정말 매번 쓰는 것 같지만 아픈 것도 서러운데 억울한 날도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하니 어쩌겠나... 결국 아무 소득 없이 진료가 끝났다.

 

이 와중에 역류성 식도염까지 심해져서 근처 내과로 향했다.

진짜 한 번에 이렇게 다 아프기 있냐고...

내과에 증상을 말씀드리고 먹고 있는 약을 보여드리니 약만 먹어도 배부르겠다고 하셨다ㅎㅎ...

당일 내시경이 된다고 해서 굶고 진료를 보길 잘했다.

 

바로 비수면 위 내시경을 하였다.

비수면은 처음과 중간에 몇 번의 고비가 있지만 끝나면 바로 끝! 하고 집에 갈 수 있어서 깔끔한 것 같아 맨 처음 한번 빼고는 수면을 안 하기 시작했다.

인내의 시간이 지나고 진료를 보는데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니 약을 먹으라고 처방해주셨고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다음 주에 결과를 들으러 오라고 하셨다.

이젠 그런 말 들어도 뭔가 큰 걱정이 안 들었다.

정신이 없어서 그런가... 빨리 집 가서 약 먹고 쉬고 싶을 뿐이었다.

 

* 복용약(22.02.05~)

* 아침 약

1. 아스피린

2. 오잘탄(4 29~ 0.5T)

3. 신바로정 300mg

4. 카발린 캡슐 25mg

5. 카발린 캡슐 50mg

6. 포리푸틴 정  100mg * 2

7. 울트라셋 이알 서방정

8. 리리카 캡슐 75mg

9. 알레그라 정 120mg

10. 폭세틴 캡슐

11. 마이폴 캡슐

 

* 점심 약

1. 포리푸틴 정 *2

2. 카발린 캡슐 25mg

3. 카발린 캡슐 50mg

4. 리리카 캡슐 75mg

5. 울트라 이알 서방정

 

* 저녁 약

1. 신바로정 300mg

2. 카발린 캡슐 25mg

3. 카발린 캡슐 50mg

4. 포리푸틴 정  100mg * 2

5. 울트라셋 이알 서방정

6. 리리카 캡슐 75mg

 

* 취침 전

1. 마이폴 캡슐

2. 폭세틴 캡슐

3. 조스정 3mg

4. 스리반정 1mg (* 3 4 6~)

5. 사일레노 정 6mg

6. 큐로켈정 100mg

7. 자나팜정 0.5mg

8. 인데놀정 10mg

 

* 3일마다 펜타닐 패치 부착

 

2022.06.29 - [통증 일기/섬유근육통] - 신경통증클리닉 입원 생활 (섬유근육통 일기 23)

 

신경통증클리닉 입원 생활 (섬유근육통 일기 23)

신경통증클리닉 입원 생활...! 22년 5월 28일(토) ~ 22년 6월 25일(토) 입원 이틀 전인 목요일에 코로나 PCR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이 나와 토요일에 문제없이 입원 치료를 시작하였다. 작년에 이어 2번

handclick.tistory.com

 

728x90
반응형